Yule Seo
2026.07.03 · 4 min read

자영업과 스타트업의 경계

최근 스레드를 시작했다. 하게 된 이유는 이전 글에서도 언급했듯이 나의 스토리를 만들고 팔로워를 만들기 위해서이다. 잘되고 있는지는 모르겠다. 여전히 엉망으로 하자는 마인드로 하고 있는 중이다.

당연히 스레드에 글을 의도한 흐름대로만 올리고 싶다. 실패한 이야기를 쓰더라도 왜 안됐는지 인사이트를 줄 수 있고, 실패도 꾸준히 할 줄 알고, 그러다가 조금 성공을 하면 성공한 이야기도 가끔 자랑하고 싶다. 하지만 그중 어느 것도 잘하고 있는 것 같지는 않다. 왜냐하면 이렇다 할 실패라고 할 만한 시도를 빠르게 많이 하고 있지도 못하고, 하더라도 인사이트가 크게 있지는 않은 것 같다.

그래도 뭐라도 올리고 있어야 할 것 같아서 평소 느끼는 것들을 쓰고는 있다. 그중에서 난 자영업과 스타트업이 요즘은 더 한 끗 차이가 되어가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에 다음과 같은 글을 올렸다.

스타트업이 뭔가요?

요즘 매출을 처음부터 내면서 스타트업 시작해야 된다고 말하는데 그러다보면 자영업이랑 한 끗 차이로 시작하는거 같음

파는 게 좀 다르다 뿐이지

그냥 외주 같기도 하고

이랬더니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댓글로 자신의 의견을 달았다.

진짜 하고 싶었던 말은

여러 사람들의 의견 모두 일리가 있었다. 스레드는 본질적으로 글이 짧아서 어쩔 수 없이 길게 말하진 못했었는데, 여기서 좀 더 풀어보고 싶어졌다.

스타트업의 정의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많은 사람들이 답을 해왔던 것 같다.

  1. J커브를 그릴 수 있는 폭발적 성장을 위해 설계된 사업
  2. 기술을 통해 없던 시장을 개척하며 혁신하는 사업
  3. 문제를 정의하고 해결해 나가며 고객의 불편을 해소해주는 사업
  4. 자력 생존이 아닌, 투자를 받아 기업가치를 키우는 사업

각 답변에 '이게 아니면 스타트업이 아닌가?'라고 묻거나, '그럼 스타트업이 아닌 다른 곳은 이렇지가 않나?'를 묻는다면 답변이 모호해진다. 근데 생각을 하다 보면 '스타트업'의 정의는 하나도 안 중요해지게 된다.

내가 생각하는 스타트업의 정의가 뭐냐고 묻는다면 나는 내 시간을, 노동력을 팔아 돈을 버는 모델이 아닌 모든 것이 사실상 스타트업이 될 수 있다고 답하고 싶다. 단적으로는, 치킨집을 본인이 직접 차리고 나가서 닭 튀기고 주문 들어오면 받아서 처리하고 하는 일을 하면 그건 그냥 전형적인 자영업이다. 하지만 치킨집이 너무 잘 돼서 모든 일을 점장에게 맡기고 난 체인점을 내고 브랜드를 만들기 시작하면 스타트업이라고 할 수 있다고 본다. 왜냐면 복제가 가능한 모델이니까.

더군다나 요즘은 서비스를 만들어서 파는 식의 스타트업이 많다. 생각해보면 그들도 가만히 있어도 복제가 가능하진 않다. 끊임없이 고객에게 발전된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고, 완벽하게 복제가 가능하냐고 하면 그렇지가 않다. 심지어는 요즘 투자 시장에서는 처음부터 매출을 내는 팀을 선호한다고 하는데, 그러다보면 스타트업을 시작하려는 단계에서 애초에 자영업의 형태를 띠게 되는 것 같다. 단지 치킨이 앱일 뿐인, 앱 자영업 같은 것.

외주의 영역도 마찬가지다. 사실 모든 사업은 '외주'라는 것으로 귀결된다고도 보인다. 나의 불편함을 다른 외부의 서비스에 돈을 지불하고 해결하려는 것. 그게 완성된 앱의 폼이든, AX나 컨설팅 같은 커스텀화 된 서비스의 형태든, 제품을 제공하고 돈을 받는 것이라는 점에서는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사실 나는

그래서, 내 목표가 무엇이냐 하면 정의야 어찌되었건 간에 사람들이 통상적으로 얘기하는 스타트업을 해서 성공하는 게 목표다. 이유를 따져보면 돈 많이 벌고 싶은 건 물론 있기야 하겠지만 그리 크지 않고, 세상에 필요한 무언가를 내가 직접 만들어보는 설계자가 되고 싶은 것이다. 그래야만 자기 효능감이 느껴질 것 같다. 더 이상 아무리 많은 연봉을 준다고 해도 그 일을 내가 설계한 것이 아니라 누군가 쥐어주는 일이라면 흥미가 생기지 않을 것이고, 하게 된다고 하더라도 오히려 '왜 난 이렇게 많은 현금 흐름을 내 손으로 설계해서 만들지 못하지?'라는 불안감으로 귀결될 것이다.

그랬을 때 목표를 위해서 나는 열심히 시도하고, 또 가장 좋은 방향이 무엇일까 생각하게 된다. 그러다 보니 이거 사업에 대한 본질을 생각하게 되고 사실상 자영업으로 시작하는 것 아닌가 하는 의문을 가지게 되었던 것이다.

딜레마

조금 더 솔직하게는, 스타트업으로 성공이라는 목표를 가지고 있는 내가 아직 한번도 자영업이든 외주든 문제를 발굴해내서 풀어본 적이 없지 않나 하는 답답함을 가지고 있다. 어차피 한 끗 차이인 그것들 사이에서, 돈이 벌리는 경험을, 과외나 알바 같은 게 아닌 이상 사업의 성질을 띠는 그것들을 뭐라도 해봐야 하지 않나 생각 중이다. 하지만 이 물음에는 또다시 완전한 자영업을 하더라도 내 도메인이 아닌 곳에서 가능할까 하는 것과, 스타트업을 목표로 하는 놈이 뭔 스마트스토어를 하고 있나 하는 것이 딜레마로 떠오른다.

무엇이 되었건 확실한 것은, 나는 이 세상에 필요한 부품을 설계하고 싶지, 부품이 되기는 싫다.